지우개를 사용하지 마라(실패한 기억의 효용)

아침형인간의 초고속공부법 - 실패한 기억의 효용(인상 깊은 일은 머리 속에 깊이 남는다, 이미지로 기억하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예상이 기억을 강하게 한다, 실패의 효용)

지우개를 사용하지 마라

 나는 30년 전에 여자친구에게 거절당했던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아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녀는 "답장을 하지 않은 것이 내 답장이다."라고 했다. 정말로 큰 충격이었다.

 인상 깊은 일은 좋든 나쁘든 머리 속에 깊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기억법이다. 기억법은 이미지로 기억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미지를 그리는 요령은 가능한 한 엉뚱한 것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하면 평범한 이미지이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하면 아주 재미있는 이미지이고 인상 깊게 정착된다. 사람의 이름이나 숫자, 상대의 말, 복잡한 일을 기억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이렇게 당연해 보이는 것도 생각보다 실행하기 어렵다. 또 역효과에 빠지는 일도 적지 않다.

 여기에서는 실패한 기억의 효용을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자격시험 중 강습만으로 자격을 주는 것은 아주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테스트가 있다. 여러분은 시험이나 시험공부를 하면서 해답을 쓴 후에 복습(답 맞추기)을 할 때 틀린 답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바로 이 지점이 성적의 상승과 하강 또는 정체의 분기점이 된다.

 성적이 오르는 사람은 틀린 답을 두 줄(==)로 지우고 정답은 옆에 적는다.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내려가는 사람은 틀린 답을 지우개로 지우고 거기에 정답을 써넣는다.

 

 

 지우개를 사용하면 테스트 용지나 문제집은 깨끗한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틀린 흔적까지 지워버리게 되어 틀린 인상, 즉 소중한 임팩트가 사라지게 된다. 애써 경험한 것을 잃고 말아 그 결과 다음의 기회에 그것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잘못된 연필사용법이다. 

 컴퓨터 사용인구가 많지만 아직도 일부 작가들은 만년필로 원고를 쓴다고 한다. 연필이 아니라 만년필을 사용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쓴 것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 지울 수 없다는 압박이 처음부터 좋은 문장을 쓰게 하며, 또 자기가 쓴 문장을 남겨두면 나중에 다시 쓰거나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쨌든 한번 썼던 답을 지우개로 지우지 않는 복습은 자기의 잘못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예방한다.

 

예상이 기억을 강하게 한다

 이상으로부터 다음 2가지를 정리할 수 있다.

1. 인상 깊은 것은 강하게 기억된다.

2. 틀린 것을 다시 알게 되었을 때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이것이 실패의 효용이다.

 어느 대학교수는 중학교 때부터 수학공식을 잘 외웠다고 한다. 그 기억방식이 특별했다. 이제까지 배운 수학지식을 이용하여 자기만의 예상 공식을 만들어 문제를 풀어보고 그 다음에 교과서에 써있는 풀이법을 보는 것이다. 자기의 예상이 맞으면 감동하여 강한 인상이 남기 때문에 그 공식을 기억할 수 있고, 자기의 예상이 틀렸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자기의 잘못을 깨닫게 해 올바른 공식을 기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소위 경마꾼식 공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마나 도박에서의 결과는 천국과 지옥의 차이이지만, 공부할 때의 예상은 맞아도 틀려도 모두 천국이다.

 나는 이것과 흡사한 방법으로 속독연습을 한다. 신문의 한쪽 면에 있는 칼럼 난을 예상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칼럼을 반으로 접는다. 칼럼의 반을 읽은 후 접혀있는 나머지 반을 예상한다. 자기의 예상과 대체로 맞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지만, 어쨋든 예상한 후에 읽는 후반부는 문장에 대한 이해력도 높아지고 기억도 잘 된다. 이와 같이 실패를 깨닫는 것은 기억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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