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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술 - 내 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따름으로써 감정 표현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감정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셋째,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자신의 실제적인 감정에 대해 말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 날씨가 더운지 추운지 아는 것처럼 쉬운 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어리석기 때문에 어려운 게 아니라 감정을 인식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감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하며, 스스로 위장을 잘한다. 우리가 편치 않게 느끼는 감정이 우리가 잘 다룰 수 있는 감정으로 스스로 위장한다. 그래서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거의 문맹이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라는 것도 '화났다' '놀랐다' '기뻤다'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화가 났다' 라고 간단히 말하지만 그 감정에는 수많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기분이 나쁘다' 역시 그냥 기분만 나쁜 것이 아니라 속았다는 느낌, 모욕을 받았다는 느낌, 그로 인한 분노 등등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다.

 

 

 감정을 정확한 어휘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기분 나쁘다고 하면 그 원인을 찾기가 어렵지만, '모욕을 받았다' '속은 것 같다'라고 하면 그 원인을 찾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동료나 애인, 배우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도 되도록이면 정확한 말로 표현해야 그만큼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살펴봤으면 현재 상황에서 그런 감정 상태가 바람직한 것인지, 그리고 스스로 어떤 선입견을 가졌기에 그런 감정이 형성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 스스로 어떤 선입견을 가졌는가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형성될 수 있고, 그런 선입견도 바로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그런데 당신의 짐작이나 선입견은 틀린 것일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감정 역시 틀린 것일 수 있다. 따라서 사건의 결과만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짐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말에 당신이 짐작한 것이 옳기 때문에 더 이상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마저도 주관적인 생각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현재의 감정 상태를 만들어낸 최초의 원인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정말 내가 직접 보고 들은 것인지, 정말 그것이 상대방의 실제 말과 행동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는 일의 결과만 보고 상대방의 의도를 쉽게 추측하고 사태를 나쁜 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감정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내 잘못이 아니야. 다 너 때문이야."

 "어쩔 수가 없었어.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얘기하지 않겠어?"

 이런 말은 감정에 휩싸여 대화를 망쳐버린 후에 하는 자기 합리화다. "그건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옳았는지를 강조하는 것이고, "전부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이 얼마나 틀렸는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좋은 면은 몽땅 밀어내고 나쁜 면만 부각시킨다. 정도가 심해지면 상대방을 원래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더 심해지면 상대방은 한심하고 사악한 사람이 된다.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면 우리는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와 "다 너 때문이야."를 원칙 없이 번갈아 사용하게 된다. 전화도 하지 않고 늦게 들어와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 오늘도 퇴근이 늦긴 했어. 전화도 하지 않았고, 하지만 모두 늦게까지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나만 일찍 올 수 있겠어?"

 그러나 아내가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그렇게 무신경할 수 있어?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야?"

2017/03/07 - [분류 전체보기] - 내 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2(변명의 특징은 불완전)

2017/03/07 - [분류 전체보기] - 상대의 감정도 소중하다(감정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2017/03/07 - [분류 전체보기] -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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